현대미술기획전 《공동의 감각》 – 잊고 있던 ‘우리’를 다시 마주한 시간
지난여름,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열린 현대미술기획전 《공동의 감각》을 다녀왔다. 팬데믹 이후 우리가 잃어버렸던 것들—서로의 체온, 공기를 나누던 일상, 자연스레 맺어졌던 관계들—그 모든 것을 되짚는 여정이었다. 전시는 ‘우리’라는 단어를 중심에 두고, 인간 사이의 연결성과 공동체적 감각을 재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우리를 음미하기〉, 〈함께 위기에 처하기〉, 〈Imagine, 우리를 확장하기〉라는 제목 아래, 평면,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관람객을 그 감각의 회복으로 이끌었다.특히 나는 〈함께 위기에 처하기〉 섹션에서 오래 머물렀다. 전시장 안을 가득 채운 영상과 설치, 그 속에서 쉼 없이 흐르던 사람들의 움직임과 목소리,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2025. 3. 21.
나무에 새긴 마음, 조선 현판 전시회- 글씨에 담긴 정신과 예술이 만남
나무 위에 새겨진 글씨 한 자, 한 자에는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조선 시대의 현판(懸板)은 단순한 건물의 이름표가 아니라, 시대를 관통하는 철학과 가치, 그리고 장인의 숨결이 깃든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국립대구박물관에서 열린 “나무에 새긴 마음, 조선 현판” 전시는 조선의 현판이 단순한 나무 조각이 아니라, 조선 왕실과 사대부의 정신을 담고, 백성들의 신앙과 기원을 새긴 기록물이었음을 조명하는 자리였다.전시장을 거닐며 나는 조선의 현판이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그 자체로 시대의 사상과 문화를 반영하는 중요한 예술 작품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번 전시는 ‘왕실 현판, 권위와 이상을 새기다’, ‘사대부의 서재에서 나온 글씨, 학문과 품격을 담다’, ‘사찰과 서민의 현판, 신앙과 ..
2025. 3.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