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제24회 세계 보안 엑스포(SECON 2025)에 다녀왔다. 매년 개최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 현장을 경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보안 전시회라는 이미지에서 떠올랐던 단조롭고 딱딱한 분위기와는 전혀 달랐다. 행사장에 들어서자 수많은 부스들이 정밀한 기기와 인터랙티브 한 시연을 통해 AI 기반 보안 솔루션과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관제 시스템, 그리고 AI 기반의 신제품 및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었고, 사람들로 북적이는 분위기에서 보안 산업의 현재와 미래가 선명하게 그려지고 있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스마트 통합관제와 위협 탐지 시스템, AI 기반 영상 보안 기술, 그리고 이스트시큐리티와 슈프리마 같은 기업들이 선보인 통합형 신제품들이었다. 단순한 기술 소개를 넘어, 이제 보안도 자동화와 예측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실감했다.
스마트 통합관제와 위협 탐지 시스템, 보안의 새로운 기준을 보다
전시장을 둘러보다가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AI 기반 스마트 통합관제 시스템이었다. 기존의 수동 보안 모니터링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AI가 수많은 CCTV 영상, 출입기록,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위험 상황을 즉각 알리는 시스템은 그 자체로 충격적이었다.
이스트시큐리티의 ‘알약 XDR’은 단순히 사이버 위협을 탐지하는 것을 넘어, 이메일, 엔드포인트, 네트워크 등의 정보를 종합 분석해 선제적 대응이 가능한 플랫폼이었다. 다른 한편에서는 GN의 IoT 보안 솔루션이 시연되고 있었는데, IoT 장비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로그 데이터를 분석해 비정상적인 행동 패턴을 식별하고 자동 대응하는 기술이 실제로 구현되고 있었다.
이러한 기술들은 과거처럼 사람이 CCTV를 감시하며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보안의 자동화와 자율화로 나아가고 있다는 강력한 인상을 주었다. 특히 "AI가 직접 판단해 경보를 울리고 차단까지 한다"는 설명을 들었을 때,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AI 기반 영상 보안 기술과 딥러닝 관제 시스템의 진화
이번 SECON 2025에서 AI 기반 영상 보안 기술은 단연 인기였다. 특히 ‘AI 얼굴 인식’ 기능은 마치 영화 속 장면을 연상케 할 정도로 세밀했고,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어 몰입감도 컸다. 세이지 세이프티(SAIGE SAFETY)의 부스에서는 딥러닝 기술을 적용한 지능형 CCTV 시스템이 소개됐는데, 이 시스템은 건설 현장과 같은 위험 지역에서 사람의 동선, 장비 이동, 안전장비 착용 여부까지 실시간으로 감지하여 관리자에게 즉시 알람을 보내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었다.
기존 CCTV와 차별화되는 점은 바로 분석의 능동성이었다. 과거에는 단순히 기록하고 저장하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실시간 분석과 즉각 대응이 가능한 시대다.
또한, 딥러닝 기반 시스템은 단순한 이상 탐지 외에도 장기적 트렌드 분석과 예측까지 가능하다는 설명을 들으며, 영상 보안의 개념이 완전히 확장되었음을 느꼈다. 이 기술이 단순히 대기업 보안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산업 현장이나 공공기관, 스마트시티 등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인상 깊었다.
AI 기반 신제품과 통합 플랫폼, 보안 산업의 내일을 제시하다
이번 박람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업 중 하나는 단연 이스트시큐리티와 슈프리마(Suprema)였다. 이스트시큐리티의 부스에서는 AI 기반 이메일 위협 탐지 솔루션 ‘알약 xMail’과 함께, 통합형 보안 플랫폼인 ‘알약 XDR’이 큰 관심을 끌었다. 이 시스템은 다양한 채널에서 수집된 보안 데이터를 종합 분석하여 자동 대응을 지원하는 차세대 보안 솔루션이다.
한편, 슈프리마는 출입 통제와 영상 분석을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한 Biostar X를 소개했는데, 이 제품은 기업, 병원, 교육기관 등에서 효율적인 보안 통제를 가능하게 해 준다. 특히 얼굴 인식, 카드, 생체 정보 등 다양한 인증 방식이 한 시스템에 통합돼 있다는 점이 실용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갖춘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이 외에도 여러 보안 스타트업이 AI 기술을 적용한 소형 기기와 클라우드 보안 솔루션을 선보이며, 보안 기술의 민주화가 진행 중임을 느낄 수 있었다. 모든 기업이 대형 장비 없이도 AI 기반 보안을 구현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받았다.
결론 – 보안은 더 이상 벽이 아니라, 생각하는 시스템이다
SECON 2025를 관람하며, ‘보안’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완전히 새로워졌다. 단지 출입을 막고, CCTV로 감시하는 시대는 끝났고, 이제는 AI가 스스로 생각하고 예측하며 대응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직접 체감했다.
스마트 통합관제 시스템과 위협 탐지 솔루션은 미래 보안의 기본이 될 것이며, 영상 분석 기술과 통합 플랫폼은 다양한 산업과 일상에서 활용될 잠재력을 갖추고 있었다.
박람회를 떠나며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AI는 단순히 보안의 기술이 아니라, 보안을 진화시키는 사고방식이라는 것. 그리고 그 미래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